책 소개

“공동생활……구역안. 뭐야 이게?

1. 혼인신고는 하지 않는다. 표면상의 결혼이 필요해서 한 결혼이니만큼 그 이상의 법적 관계는 원치 않는다.
2. 동거는 하되, 서로의 생활에 일절 관심을 두지 않는다. 서로 독립된 생활을 한다.
3. 섹스는 남자가 원하면 언제든 여자는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인다.
4. 한 달 용돈은 월급의 30%로, 다달이 여자의 계좌로 지급된다.

참 나, 뭐야? 얘들 지금 결혼이라고 해놓고 이딴 걸 조항으로 걸어둔 거였어? 하하하하. 그랬단 말이지? 강새하, 어디 물 좀 먹어봐라. 이번 기회에 완벽하게 네가 집안에서 떨쳐지게 해주지.”

“사랑 없는 임신과 출산은 원치 않는다?”
“그래요. 내가 왜 날 희생해가면서 당신 아이를 낳아야 하는 건데요? 사랑 없이 그 처절한 고통을 감내하고 싶지는 않아요.”
“내 사랑을 내놔라?”
“그렇게 말한 적 없어요.”
“생각할 시간을 좀 줘라. 당신과 있는 것이 무척 만족스럽다. 그런데 아직도 잘 모르겠어. 하지만 단언컨대, 당신한테 보내는 메시지는 한결같아. 다른 어떤 여자보다도 각별해. 그래서 옆에 두고 싶다고 강렬하게 염원했던 것이고. 사랑? 잘 모르겠어.”
“사랑 없는데 섹스는 이제 그만두죠? 의미 없잖아요.”
“뭐? 난 그걸 원해서 당신과 굳이 결혼까지 강행한 거야. 물론 독립이라는 전제조건이 필요하기는 했지만 그건 나한테 너무 가혹한 거 아냐? 좀 봐주라.”
나라면 거짓으로라도 사랑한다고 하겠네. 그럼 기꺼이 하룻밤 정도 눈 감아줄 수도 있는데. 그 말이 그렇게도 어렵니, 바보야? 정말 바보다. 너! 강새하!

독자 리뷰 (0)